기독교에서 예배와 예식은 어떻게 구별되는가?
기독교인들이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는 한 신앙의 공동체 안에서 하나님께 드리는 최우선적인 종교행위로서 거기에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성도들이 그들의 신앙고백을 기초로 기도 찬송 설교 헌금 등 여러 가지 순서를 진행하는 것인데 대해, 예식은 어떤 특별한 인간관계에서 행해지는 한 가지 의식인 점에서 구별되는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의 신앙생활에서는 예배는 그 어떤 행사보다도 최우선적인 것이므로 그들의 모든 행사에 직접으로나 간접적으로나 전적으로 배제할 수 없으므로 이 두 가지를 확연히 구별할 수 없는 점에서 그 용어 사용도 애매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어떤 기독교인이 저서를 출판하여 그 축하행사를 하는데 그 순서에는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의 기도도 있고, 찬송가도 부르고, 목사의 설교도 있고, 마지막에 축도도 있으니 이는 충분히 하나의 예배인 데도 ‘출판 감사 예식’이라고 하면 이는 잘못된 것이다.
물론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의 경우에는 약혼식이나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을 행할 때, 무종교인들로서는 순전한 해당 행사에 관한 의식만을 행하게 되겠지만, 그 행사가 특정 종교인을 위한 것일 때는 그의 종교적인 절차를 따라 할 수도 있는 것은 물론이다.
예컨대 불교인의 경우 중요한 의식을 행할 때는 예불(禮佛) 절차를 포함하는 것은 물론이다.
우리가 여기서 알 것은 종교인에게 있어서는 종교적인 요소는 다른 모든 행사에 관련이 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기독교인의 경우에는 어떤 기념식이나, 축하식(혹은 축하연)이나, 혼례나, 상례나, 모든 행사를 하나님(성삼위) 앞에서 행하는 것이므로, 그 절차에는 하나님을 찬양하고, 감사하고, 기도하고, 영광을 돌리는 등의 순서가 없을 수 없는 것이다.
신학교에서는 한 시간의 강의를 하는 데도 시작하는 시간에 기도를 하는 것은 하나의 통례가 되어 있다.
그러므로 예를 들어 결혼식, 약혼식, 장례식, 졸업식, 취임식, 생일 축하, 고희연, 승진 감사 또는 축하, 출판 감사 또는 축하행사, 수상(受賞) 감사 등, 어떤 특정인을 위한 행사를 사람을 중심으로 하니 순전한 예배가 아니므로 ‘예식’으로 해야 하고 ‘예배’라는 말을 쓰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기독교의 견지에서는 도무지 성립될 수 없는 주장인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기독교인이면서 모든 행사를 하나님 본위로 생각하지 아니하고 인간본위로, 인본주의적으로 생각하는, 비신앙적인 사고가 아닐 수 없다.
예를 들어, 기독교인인 경우 그 실제(기도, 찬송, 설교, 축도 등의 절차) 대로 ‘결혼예배’ ‘졸업예배’ ‘취임 감사예배’ ‘수상감사예배’ 등의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얼마나 더 신앙적인가?
반대로 그 행사 절차에 기도, 찬송, 설교, 축도 등의 순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행사 명칭을 ‘개교 감사예식’ ‘수상감사예식’ ‘취임감사예식’ ‘생일 축하예식’ 등으로 부를 때에 우리의 신앙과 언어감각에 얼마나 어색한 것인가?
미국의 프린스턴신학교 한국인 졸업생이 교내 Miller Chaple 에서 결혼식을 하는데 ‘결혼예배’(Wedding Service)라고 한 것은 물론, 그 순서 중에 프린스턴신학교 총장이 집례하는 성찬예식까지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기독교인의 신앙생활에서 예배는 모든 일에 우선하는 행사이다.
그러므로 기독교인이 어떤 행사를 하든지(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나) 개인의 인간적인 차원의 행사로보다는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되어진 일로 생각하여 그것을 ‘예배’의 범주 안에 넣어, 그 행사의 명칭도 하나님 본위로 ‘예배’라는 말을 쓰는 것이 얼마나 당연하고 바람직한 일인가?
영어에서 예배를 ‘worship,’ ‘service’ 또는 ‘worship service’라고 하는 것이나, 독일어에서 ‘die Andacht’ 외에 ‘Gottesdienst’(하나님 섬김)라고 하는 것도 그러한 일면을 나타내는 것이라 볼 수 있다.